작품평 및 작가노트

2022년 17회-개인전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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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31회 작성일 23-03-2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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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회 개인전 

작가 노트


예술의 본질은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서 소통하고 치유하는 것이다. 


예술가로서 저의 역할은 내 작품을 접하는 이들이 온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 봅니다. 저의 작품은 음(--)과 양(─)의 구성으로 만들어진 우주 만물의 변화원리를 담고 있는 『주역』의 ‘괘상(卦象)’을 이용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동시에 작품과 작가의 선한 의도, 즉 인간의 선한 심리적인 가치를 감상자에게 전달하고 더 나아가 그들의 왜곡된 삶을 바로잡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1988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전통적인 재료와 다양한 표현기법을 통하여 전통 예술의 가치를 계승하고 문인정신을 현대적 감각으로 구현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2013년 이후부터는 인간의 삶과 더 직접적으로 관련된 주제를 생각하게 되었고, 그 결과 심미적인 가치를 넘어서 자연의 섭리와 삶의 지혜를 작품 속에 담아냄으로써 감상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저는 전통적으로 우주 만물의 운행과 인간 삶의 본질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원리로 수용되어 왔던 『주역』이라는 경전의 괘상 개념을 저의 작품에 입체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전은 『주역』의 구덕괘(九德卦)를 주제로 하였습니다. 구덕괘는 역을 지은 문왕과 주공이 세상을 근심하여 다양한 어려움에 처한 불가항력의 상황에 대한 우환의식(憂患意識)을 토대로 덕을 갖춘 아홉가지 괘를 말합니다. 그 구성은 1진과 2진, 3진으로 이루어지는데, 1진은 9가지 덕의 괘를 말하고, 2진은 아홉 괘를 이루기 위한 필요한 과정을, 그리고 3진은 이 덕의 쓰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9가지 괘상의 평면적 도형을 예술성과 결합시킴으로써 여백의 배치와 획의 변화를 통해 입체적 공간으로 확장하여 심미성을 부여하고, 나아가 각각의 괘상이 함유한 본질적 의미를 강조함으로써 감상자들의 삶과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감상자들은 작품으로부터 절제되고 강렬한 예술성뿐만 아니라 자신의 온전한 삶의 가치와 지혜를 느끼게 되며, 또한 작품에 담겨있는 변화의 기운이 감상자들이 품고 있는 생명의 기운과 동화되어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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